12만년 전 지구온난화에서 배운다

조선일보. 2013.08.12

 


극지서 가져온 얼음 기둥 분석, 수십만년 전 지구 대기 알 수 있어

서남극 빙상 녹아 해수면 상승완전히 잠기는 국가 나올 수도

 

인천 연수구에 있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의 빙하(氷河) 연구실. 육중한 철문을 열고 들어서자 엄청난 냉기가 쏟아졌다. 밖은 섭씨 30도를 넘는 불볕더위인데 철문 안은 영하 20도로 꽁꽁 얼어붙었다. 연구원들은 전신 방한복과 귀마개, 무릎까지 올라오는 부츠로 완전무장했다. 정지웅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워낙 온도가 낮아 두세 시간 일하고 나오면 여름철 병든 닭처럼 기운이 쏙 빠진다"고 했다.

 

혹한의 연구실에선 남·북극과 그린란드의 빙하에서 가져온 얼음 기둥인 '빙하 코어(ice core)'를 통해 지구온난화를 연구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한국·미국·일본·중국·덴마크 등 14개국 과학자들이 2007년부터 빙하 코어를 채취해 지구온난화를 연구하는 '(NEEM·North Greenland Eemian Ice Drilling)'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현재 국제 연구진은 시추 비용만 100억원을 들여 115000~13만년 전에 생성된 깊이 2.5㎞의 빙하 코어를 채취, 각각 분야를 나눠 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지웅 선임연구원은 "과거를 통해 미래의 지구온난화를 예측하고 준비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했다.

 

자연이 준 천연 타임캡슐 '빙하 코어' 

이 연구가 가능한 것은 빙하 코어의 특성 때문이다. 빙하 코어는 수십만 년 동안 내린 눈이 쌓여 만들어진 빙하에 석유 시추하듯 수㎞의 깊이로 파이프를 박아 채취한 원통형 얼음 덩어리. 깊은 곳의 얼음 덩어리는 그만큼 먼 과거의 눈을 간직하고 있다. 극지연구소 허순도 박사는 "눈은 대기의 먼지, 화산재, 우주 물질, 중금속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빙하 코어를 분석하면 당시의 대기를 복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극지(極地) 깊은 곳에서 시추한 빙하 코어가 수십만 년 전 지구 대기를 알려주는 '천연 타임캡슐'로 불리는 이유다.

 

국제 공동 연구진은 그동안 채취한 그린란드 빙하 코어의 이산화탄소 농도, 질소 동위원소 비율, 중금속 비율 등의 분석 작업을 국가별로 분담해 당시의 지구 대기를 재현하는 작업을 해왔다. 우리나라는 중금속 비율 분석을 맡았다.

 

◇"128000년 전부터 7000년간 지구온난화 있었다" 

한국을 포함한 국제 연구진은 최근 "그동안의 연구를 통해 지금으로부터 128000년 전부터 121000년 전까지 7000년간 지구온난화가 있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시기 북서 그린란드에 있는 빙하의 두께가 약 400m 줄었고, 121000년 전에는 고도가 지금보다 130m 낮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높아져 고도가 낮아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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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나로 시작되고 하나로 끝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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